
제가 다녀온 더 엑셀시어, 홍콩은 사실 지금은 영업을 안 하는 호텔이고, 심지어 건물도 철거가 끝난 상태라서 현재는 숙박 예약이 전혀 불가능한 호텔입니다. 더 엑셀시어는 홍콩 섬 코즈웨이베이(銅鑼灣) 글로스터 로드 281번지에 있던 4성급 호텔이었고, 1973년에 문을 열어서 2019년 3월 31일까지 운영을 했습니다. 호텔은 문 화동방 호텔 그룹이 운영하던 곳이었고, 이후 이 부지는 오피스 등 상업용 빌딩으로 재개발되는 걸로 결정이 되었고, 2020년쯤에는 완전히 철거가 된 상태였습니다.
위치는 진짜 미쳤던 게, 코즈웨이베이 해변가 라인에 딱 붙어 있는 느낌이라서 예전에 묵었을 때는 창밖으로 빅토리아 하버가 바로 보이는 그 맛이 있었습니다. 호텔 바로 맞은편에는 홍콩의 명물인 낮 12시에 발포하는 ‘Noon Day Gun’이 있어서, 방에서 창문 열어놓고 있으면 실제로 대포 소리 들리던 게 아직도 기억이 납니다. 지금은 호텔이 없어서 그 뷰를 다시 볼 수는 없지만, 예전에 여기 묵어봤던 사람으로서는 그 위치와 풍경이 진짜 레전드였다고 말할 수 있겠슴다.
더 엑셀시어는 문 화동방 그룹 포트폴리오 중에서 유일하게 ‘Mandarin Oriental’ 브랜드명을 안 쓰고 독립 이름으로 운영되던 호텔이라서, 홍콩 호텔 덕후들 사이에서는 꽤 상징적인 존재였습니다. 객실 수만 850실이 넘는 대형 호텔이라서, 예전 홍콩 출장이든 패키지 여행이든 여기 한 번쯤 잡혀본 분들 많았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아 거기 옛날에 있던 호텔이지”라는 추억의 장소가 되어버린 느낌이라서, 지나가면서 공사 현장만 보면 괜히 마음이 묘해지는 곳이었습니다.
제가 묵었을 때 기준으로 더 엑셀시어 객실은 전체적으로 비즈니스 호텔 느낌이 강했고, 인테리어는 막 초럭셔리 이런 느낌보다는 깔끔하고 단정한 4성급 스타일이었습니다. 객실 수가 854개, 스위트가 21개 정도 있었고, 특히 하버뷰 객실은 빅토리아 하버가 시원하게 보이는 게 진짜 포인트였습니다. 방 안에는 기본적으로 무료 와이파이, TV, 미니바, 티·커피 세트, 슬리퍼랑 가운 같은 거 다 갖춰져 있어서, 출장 와서 며칠 묵기에는 딱 편한 구성이었습니다.
욕실은 대체로 마블 톤으로 깔끔하긴 했는데, 솔직히 사이즈가 좀 작다는 느낌이 있었습니다. 샤워부스 따로가 아니라 욕조+샤워 일체형 구조인 방이 많아서, 키 큰 사람들은 샤워할 때 조금 답답하다고 느낄 수도 있었습니다. 대신 어메니티는 기본적으로 다 구비가 되어 있어서, 칫솔만 챙겨가도 큰 불편은 없었던 기억입니다. 수납 공간은 넉넉해서 캐리어 두 개 펼쳐놓고 정리하는 데는 크게 무리가 없었고, 금고도 꽤 큼직해서 노트북 넣어두기 좋았습니다.
가격대는 지금 기준으로는 실시간 조회가 불가능하고, 과거 정보만 남아 있어서 정확한 금액을 적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예전에 예약할 때 기준으로는 코즈웨이베이 4성급 치고는 중상 정도 가격대였고, 하버뷰 객실이 시티뷰보다 확실히 비쌌던 걸로 기억합니다. 지금은 호텔 자체가 없어져서 어떤 예약 사이트에서도 객실 가격이나 재고가 뜨지 않고, 실제로 예약 시도가 불가능하다는 점을 꼭 알고 계시면 좋겠습니다.
더 엑셀시어는 규모가 큰 호텔답게 식음료 시설이 진짜 화려한 편이었습니다. 지하에 있던 Dickens Bar는 약간 영국식 펍 느낌 나는 스포츠 바라서, 출장 끝나고 동료들이랑 여기서 맥주 한 잔 하면서 프리미어리그 보고 그런 재미가 있었습니다. 1층에는 간단히 커피나 샌드위치 먹을 수 있는 카페가 있었고, 이탈리안 레스토랑이랑 뷔페 레스토랑도 따로 있어서 호텔 안에서만 먹고 놀아도 하루가 금방 가는 구조였습니다.
특히 2층에 있던 광둥요리 레스토랑 ‘Yee Tung Heen(怡東軒)’은 미슐랭 원스타까지 받았던 곳이라서, 여기 딤섬이랑 광둥식 요리 먹으려고 일부러 찾아오는 사람도 많았습니다. 윗층에는 ToTT’s and Roof Terrace라는 루프탑 바·레스토랑이 있었는데, 여기서 보는 야경이 또 끝내줬습니다. 해 질 때쯤 가서 칵테일 하나 시켜놓고 빅토리아 하버 야경 바라보면, 솔직히 그 순간만큼은 홍콩 영화 속 주인공 된 느낌이 났습니다.
헬스장도 제법 잘 갖춰져 있었고, 사우나랑 스팀, 마사지룸 같은 웰니스 시설도 운영을 했습니다. 다만 수영장은 없어서, “홍콩 호텔 = 수영장 필수”라고 생각하시는 분들한테는 조금 아쉬운 선택지였을 수 있습니다. 피트니스 클럽은 외부 회원도 받는 구조라서, 출근 전·후 시간대에는 현지인 회원들까지 몰려서 기구 대기해야 하는 상황이 가끔 있었습니다.
더 엑셀시어의 제일 큰 장점 중 하나는 진짜 코즈웨이베이 한가운데에 있었다는 점입니다. 호텔에서 걸어서 몇 분만 나가면 쇼핑몰, 로컬 식당, 카페가 쫙 깔려 있어서, 밤 늦게까지 돌아다녀도 크게 불편함이 없었습니다. 빅토리아 파크도 도보로 금방 갈 수 있어서, 아침에 잠깐 산책하거나 조깅하기에도 아주 좋았습니다. 예전에 설 연휴 시즌에 갔을 때는 빅토리아 파크 쪽 행사 구경하고 호텔로 슬슬 걸어 돌아오는 루트가 진짜 꿀이었습니다.
교통도 완전 편했습니다. MTR 코즈웨이베이 역까지 걸어서 몇 분이면 도착했고, 트램이랑 버스 정류장도 호텔 근처에 다 모여 있어서 홍콩 섬 왠만한 곳은 갈아타기 편했습니다. 완차이 페리 피어나 홍콩 컨벤션 센터 쪽도 택시나 차로 5~10분 정도면 도착하는 거리라서, 전시·박람회 참가하러 온 비즈니스 여행자들이 이 호텔을 많이 선택했었습니다. 공항에서는 에어포트 익스프레스 타고 홍콩역까지 온 다음에 택시나 셔틀로 이동하면 부담 없는 동선이었습니다.
지금은 호텔 건물이 철거되고 상업용 빌딩으로 재개발 중이라, 예전처럼 “더 엑셀시어에 짐 풀고 바로 코즈웨이베이 쇼핑하러 나가야지” 이런 루트는 사용할 수 없습니다. 대신 같은 코즈웨이베이 지역에 다른 호텔들이 많이 있으니, 위치적인 감각만 참고해서 비슷한 동네의 다른 숙소를 잡으시면 비슷한 동선으로 여행을 즐기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더 엑셀시어, 홍콩에 처음 묵었을 때 느낌은 “와, 진짜 올드하지만 딱 홍콩스럽다” 이런 느낌이었습니다. 인테리어가 요즘식으로 세련된 호텔들에 비하면 살짝 올드해 보이긴 했지만, 직원 응대가 부드럽고 체크인·체크아웃 동선도 빠릿해서, 출장 와서 머리 복잡할 때 괜히 마음이 편안해지는 그런 호텔이었습니다. 특히 하버뷰 방에 배정받았을 때는 밤마다 커튼 열어놓고 누워서 야경 보다가 그냥 잠들곤 했는데, 그때의 뷰가 아직도 머릿속에 선명하게 남아 있습니다.
단점도 분명히 있었습니다. 일단 수영장이 없어서 휴양 느낌으로 쉬고 싶은 분들한테는 살짝 아쉬운 포인트였고, 방 욕실이 생각보다 작아서 둘이 같이 준비하면 좀 붐비는 느낌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피트니스 센터가 외부 회원까지 받아서 출퇴근 시간대에는 사람이 꽤 많았고, 엘리베이터도 출근 시간대에는 조금씩 대기 시간이 생기곤 했습니다. 그래도 전체적으로는 “코즈웨이베이에서 묵으면서 뷰·위치·식당까지 한 번에 챙기고 싶을 때 선택하는 호텔”이라는 인상이 강했습니다.
지금은 더 엑셀시어가 2019년 3월 31일부로 영업을 종료하고, 건물도 철거가 끝난 상태라서 다시는 이 호텔에 묵을 수 없다는 게 제일 아쉬운 포인트입니다. 예전에 여기서 묵어보신 분들은 홍콩 가서 코즈웨이베이 쪽 지나다가 “아 여기 예전에 내가 묵던 호텔 있었는데…” 하면서 살짝 울컥하실 수도 있을 것 같고, 아직 한 번도 못 가보신 분들은 이제는 오직 사진과 추억담으로만 접할 수 있는 호텔이 되어버렸습니다. 앞으로 홍콩 여행 계획 세우실 때는 더 엑셀시어는 과거의 추억용 호텔로만 기억해 두시고, 같은 코즈웨이베이 라인의 다른 호텔을 찾는 용도로 위치와 분위기 정도만 참고해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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